부스 체험
7. Wadi D
다음은 텍스트 어드벤쳐 게임 와디디입니다. 이 게임은 아마 다른 게임 기사에서도 몇 번 다뤄질 것 같았는데 역시 찾아보니 있네요. 그야 83종의 인디게임 중 디스코드로 만든 게임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언제 어디서든 정말 초초초초초 가벼운 마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굳이 게임을 다운로드하거나 뭐 어쩌고 저저구를 하지 않아도, 디스코드에 초대되어 있다? 언제든, 어디서나 바로 간편하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텍스트 어드벤쳐인 만큼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도 중요하겠죠. 기본적으로 좀비에 감염된 세상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챕터 1만 했었는데, 1에서는 연구실로 들어가서 치료제 도면인가를 가져와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게임 시스템에서 눈에 띄였던 것은 전투. 텍스트 어드벤쳐에서 사실 전투를 제대로 묘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투로써의 행위'가 짤막하게 묘사되고 후속 상황이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와디디는 달랐습니다.
와디디는 무기 선택, 공격부위, 시너지를 통해서 적에게 어느 정도의 데미지를 주었는지 보여줍니다. 저는 한방에 죽여서 잘 모르지만 죽지 않았다면 후상황으로 계속해서 이런 배틀이 이어지지 않을까요? 마치 턴제게임을 하는 것처럼요. 심지어 저 무기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선택지가 굉장히 많습니다. 던질 것인지 달려들 것인지, 어디를 찌를 것인지, 타격할 것인지 벨 것인지. 적어도 '나는 여기서 이렇게 하고 싶은데?' 하면서 게임의 제한에 짜증을 낼 껀덕지는 많이 없을 것 같습니다.
8. 마스터피스
딱 보면 눈에 띄는 것들이 보이실 겁니다. 저 목각인형들은 뭐지? 하실 텐데 저건 이 게임에서의 사람입니다. 드래곤교를 쳐부수러 가는 여행을 그린 중세판타지 이야기 같은데, 중간에 동료도 영입 혹은 해고시키면서 특수능력은 뭘 얻고 하는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흔치 않은 것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저 디자인이죠.
게임성은 어떻냐라고 말씀하시면, 꽤 어려운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피아 캐릭터들의 특성과, 스피드 개념, 땅따먹기 개념등등 생각해야 할 요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마 독창성 있는 디자인과 높은 난도가 초입 부분의 진입장벽을 생성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냐? 이건 절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도 거의 탈인디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흔히 있는 로그라이크 덱빌딩 다크판타지스러운 게임이지만, 어쨌든 해보면 아실겁니다. 진입 장벽만 넘어오시면 푹 고아서 드실 정도의 게임이라는 것을.
8. 하르마
하르라는 중세 다크판타지 로그라이브 어드벤쳐 게입니다. 뭐 사실 장르명을 쓰는 게 더 어려운데, 바로 게임내적 이야기로 넘어가 보면, 정말 잘 만든 게임입니다. 옛날 게임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도트이지만, 하르마만의 게임 시스템은 그 고유의 맛이 있습니다.
먼저 가운데 3개의 슬롯 중 몇 개나 O가 되는지에 따라서 스킬의 효과가 달라집니다. 정신력이라는 것을 소모하여 확정으로 O를 띄울 수 있기에 해당 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모험을 하다 보면 저 슬롯에 어떤 아티팩트를 낄 수 있는데, 해당 슬롯이 X가 되면 드로우 한 장과 같은 특수 효과들이 붙어있습니다. 저는 시연을 할 때 화상덱을 짰는데, 아티팩트에서 화상데미지 증가 같은 것이 붙어서 꽤 괜찮은 시너지를 내며 게임을 했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드리면, 본인의 짠 전략이 그대로 적중하여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의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피를 많이 깎아두고 남아있는 화상데미지로 턴종킬을 했을 때의 희열감이란...
하지만 그 리바운드도 대단히 컸습니다. 1라운드 막보스의 경우 2 페이즈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저는 1 페이즈에서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고 2 페이즈 한턴만 더 있었더라면 죽였을 텐데... 결국 죽어서 클리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2 페이즈가 설명되어있지 않았냐? 그것은 아닙니다. 몬스터를 눌러보면 각각의 특성이 나와있는데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너무 게임에 열중한 나머지 제가 그 부분을 까먹은 것이죠. (매우 아쉽습니다.) 개발자 분들도 뒤에서 " (소곤소곤) 아쉽다!"라고 말해주실 만큼이었죠.
프로모션에서 봤던 것 이상의 재미를 시연장에서 하고 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발매됐을 때 얼마나 재밌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9. 소희
가서 할지 말지 몇 번이고 고민했던 게임 소희입니다. 해당 게임은 프로모션 비디오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소희라는 캐릭터는 어린 나이에 임신하고 남자친구가 죽어버리는 상황에 쳐합니다. 홀로 온전히 그 중압감을 버텨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게임 부스에 앉기까지 몇 번을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계속 눈에 밟혀서 그냥 개발자분들에게 다이렉트로 물어봤습니다.
"사실 프로모션 영상을 보고 주제가 너무 무거워서, 플레이할지 좀 망설여졌다... 혹시 좀..(설득시켜 줄 수 있겠냐)"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메시지'를 게임 안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결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어둡고 암울하기만 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나를 보는 개발자분들의 눈에 설득당했던 걸까 그들의 눈은 확신에 차있었다. 고민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장벽을 조금만 뛰어넘어 준다면, 소희라는 캐릭터의 행복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의 말하는, '좋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한번 믿어보고 시연장에 앉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입니다만, 소희라는 캐릭터를 단순히 게임 캐릭터로써 바라볼 수는 없었습니다. 외부요소에 의해서 꿈과 희망을 내치는 것을 강요받을 때, 혹은 내치는 것이 옳아보일 때, 과연 그것을 전부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이것은 현재 저에게도 너무 중요한 문제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저 무거운 주제였기에 꺼렸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무서웠던 겁니다. 세상의 풍파를 맞고 소희라는 캐릭터가, 혹은 그 캐릭터에 투영한 내가, 혹시 넘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하지만 개발자분들의 좋은 의도를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스토브에 올라와있는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 볼까 합니다. 단순히 0과 1로 된 캐릭터에 불과하지만, 소희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10. 카인드(KIN :D) 바라빈 탐험단
앞에 'KIN :D'가 참 귀여운 것 같다. (즐 하고 웃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가?) 어렸을 적, 즐! 하고 와하하! 하면서 도망치던 때가 떠오르는 것 같다.
카인드 바라빈 탐험단이다. 사실 시연장에 자리가 남지 않아서 결국 끝날 때까지 플레이하지 못했지만, 어떤 게임인지 알고 갔고 이미 텀블벅 후원을 통해서 게임을 사놓은 상태기 때문에, 어떤 게임인지 소개하기에는 무리가 없기에 넣었다. 주인공 캐릭터의 개교기념일로 할머니의 시골지역에 내려갔다가 미아가 되고 거기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엮어낸 일종의 모험물이다.
게임의 내용은 카인드라는 귀여운 존재들을 만나면서 장애물을 극복해 내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각각의 카인드들은 신적인 존재가 아니기에, 성격의 장/단점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이다. 우리 인간 주인공이 과연 카인드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까? 도 궁금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린아이 특유의 순수함이 카인드들의 트라우마나 상처들을 아물게 해 주는 서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결국 시연을 해보진 못했지만, 몇 번이고 그 앞을 서성이다가 결국 개발자분이 텀블벅 후원 페이지에서 데모버전 링크를 걸어두었으니 시연장 버전보다 더 오래 플레이하실 수 있다고 위로해 주셨다.
특유의 도트 감성과 귀여운 카인드들이 너무 맘에 들어서 기대가 되는 2D 도트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11. MONOWAVE
졸라 귀여운 저거 뭐야 생명체. 솔직히 말하면 마음속 1등인 게임 모노웨이브이다. 프로모션 비디오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너무 귀엽게 생긴 캐릭터가 몰랑몰랑 걸어 다니면서 친구들에게 감정을 전이하여 장애물들을 뛰어넘거나 하여서 탐험을 계속해나가는 게임이다. 총 4가지의 감정을 가지며 그에 따라서 할 수 있는 행동도 변화된다. 뭐랄까 그냥 게임의 완성도가 정말 높다고 해야 하나...? 뭔가 프레임도 더 부드러운 것 같고 사운드도 몰랑몰랑... 아 모르겠다 빨리 나왔으면...
이미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판단하기란 무리이기에 그냥 개발자분들에게 여쭤봤다. 어떤 후기가 가장 많았는지!
"1일 차에 어떤 방향의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으셨나요..?"
"아... 아무래도 약간의 그 버그가 아직 남아있어서, 그 부분을 고쳐야 하고, 가장 말이 많은 게 난이도였네요.
진짜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서 이걸 참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출시할 때쯤엔 완벽한 게임을 만들어서 선보일 거예요."
나오기만 하면 중박이상을 칠 것 같은 게임인데도 늘 고민하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이 참 대단했다. 그야말로 가장 독보적이고 인디스러운 게임이 아니었나 그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소소하게 굿즈를 구매했다.
후기
애초에 버닝비버 2024에 참석하여 목표했던 것이 뭐였더라...... 그래! 열정 그거였다. 그랬다면 당초의 목표를 완수했고 그것을 넘어 2024년 가장 행복했던 날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리고 역시 데이터 분석가가 낄 자리는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대부분 돈이 부족했고, 사운드, 아트, 시스템 기획, 개발만 해도 너무 많은 자본과 또 시간이 소요되야 했으며 출시되지도 않은 게임을 대상으로 데이터분석가가 뭘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 현실을 직시하기도 했고 개발자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철학과 열정을 얻어올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대만족.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갈 것이다. 스마일게이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