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열정이 식었는가?
오블완 챌린지를 통해서 블로그 포스팅을 반 강제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래도 블로그 글 쓰는 것은 재미있다. SQL 공부도 회사에서도 쓰고 있고 BigQuery에서도 활용하기도 하고 재미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데이터분석을 향한 열정은 아직 남아있다. 없어지기 시작한 것은 게임에 대한 열정. 게임이 재미있느냐?라고 묻는다면 맞다고 말하겠지, 그야 재밌는 게임만 하니까. 정확히 어떤 변화를 통해서 열정이 식음을 확인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한번 고민해 보는 글을 작성하려 한다.
무엇이 바뀌셨나요?
게임 데이터분석가. 내가 오랫동안 갈망했던 목적지였다. 하지만 이 목적지를 설정하기까지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먼저 데이터분석가가 되고 싶었고 그다음에 도메인을 찾다가 보니 게임이 선정된 것. 현재 나는 아르바이트지만 옆에서 책임, 사원분들을 보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이지만 회사 내부데이터도 만지고 있다. 알바 신분으로는 과분한 일이다. (차마 다룬다고는..) 글쎄... 이것만으로 데이터분석가를 향한 열망이 채워진걸까? 아니면 지금 당장의 눈앞의 일이 너무 힘들어서 게임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있는 건가?
출퇴근을 포함하면 하루의 절반을 회사를 위해서 시간을 소요하고 있는 만큼 다른 것에 전혀 시간을 쏟고 있지 못한다. 게임에 접근을 못하니 그만큼 마음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다. 퇴근하고 밥을 먹으면 가까스로 7시를 맞출 수 있다. 자기까지 약 4-5 여유시간이 있는 상황. 게임에 대해서 조사하고 공부할 시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시간은 충분하다. 문제는 그럴 의지가 없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퇴근하고 나서 무엇인가 생산적인 것을 한다는 것은 나에게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다. 그것이 즐거운 게임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가령 몬스터헌터: 월드를 정말 재밌게 즐겼던 사람으로서 몬스터헌터: 와일즈 체험판이 열렸지만 플레이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요약하자면, 더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게 된 것 같다. 예전엔 게임 기사를 읽는 것이 즐거웠고 게임플레이 영상을 보는 것이 즐거웠던 반면, 지금은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게임을 하지 않는다. 사실 블로그 쓰는 것 마냥 그냥 하루에 조금 씩이라도 하면 된다. 모바일, 분재게임도 많고 하루 딸깍 몇 번이면 되는 게임들이 얼마나 많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바에야 쉬거나 잠을 우선시하는 내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문제를 정의하자면, 게임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더 이상 나의 관심사 안에 있지 못하게 된 것.
애초에 왜 되고 싶어 했더라...
그토록 되고 싶어 했던 게임 데이터분석가. 왜 되고 싶어 했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한 가지 마음에 품었던 꿈은, 유저가 남긴 데이터를 뜯어서 더 좋은 방향성의 패치를 제시하여 반영됐을 때 패치 잘한다는 댓글을 보며 흐뭇해하는 나를 상상했던 적이 있다.
게임이 재미없어지는 게 애초에 문제인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다시 게임에 대한 우선순위를 다시 올려놓을 수 있을까?
게임이 나에게 제공해 줬던 것 중 귀한 가치가 무엇이 있었던가? 한번 고찰을 해볼 필요가 있다. 퇴근하고 지친 몸을 뉘게 하는 것보다 더 큰 무언가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내 언어로 말하면 시체. 꿈이 없어 그냥 자동적으로 일주일을 반복하는 기계와 다름이 없다. 맞춰진 알고리즘에 따라 인풋을 처리하고 아웃풋을 만드는 그냥 그런 기계이다. 나에게, 게임이란 스스로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무엇인가를 이뤄내고 싶다고 생각한 몇 안 되는 영역이다. (e.g. 앞서 언급한 몬스터헌터: 월드에서는 꼭 한손검으로 이 몬스터를 멋지게 잡고 싶다던가, 던파에서 어둑섬 해방을 솔플로 클리어해보고 싶다던가, 아머드코어 4에서 역관절 장비로 마지막 보스를 깬다던가) 비록 지금 약간의 돈을 벌고 있어 집에서의 압박은 훨씬 나아졌지만 서도 스스로 게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탐구하던 때보다는 불행하다고 말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는 달성감과 재미를, 게임을 탐구하면서는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더 나아가 재밌는 게임을 보다 더 재밌게 이끌어주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게임 데이터분석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굳이 굳이 언어화해서 표현하려고 하니 말이 이상하지만, 대충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여러 다방면에서 플러스요인이 되어주는 게임의 우선순위가 왜 이리 밀렸을까...? 오늘은 그것을 중점으로 생각해 보며 다음 포스팅에 적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