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게임의 게임성에 관한 고찰

궁금증의 시작

 

작년 하반기, 연말에 근접할수록, 서브 컬쳐 게임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았다. 대표적인 국산 서브 컬쳐 게임으로는 블루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가 있다. 도쿄 게임쇼, 차이나조이, 지스타를 포함한 아시아권 게임 행사에서 유독 서브컬쳐 게임들이 주류가 되는 분위기였고 리뷰하는 곳도 많아졌다. 많은 기사와 리뷰를 보며 문득, 갑자기 왜 이렇게 서브 컬쳐 장르의 게임이 흥행하기 시작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애시당초, 서브컬쳐 요소는 그동안 일부 사람들에게만 사랑을 받아온 장르였다. 오타쿠들에게는 전혀 거부감 없는 장르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피하게 되는 장르였을 터이다. 이렇게 갑자기,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건 어떤 이유에서 일까. 서브컬쳐 게임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왜 잘나가는지 한번 알아보자.

 

 

美친 회사 에피드게임즈에 대하여

美친 짓을 대략적으로 정리하면,대표가 게임 개발을 위해서 집을 담보로 검갚지도 못했는데 은행에 100억 투자로 빌림2주마다 나오는 이벤트(테마 극장)를 포함하여 리마스터된 메인스토리도 풀

data-game.tistory.com

 

 

서브 컬쳐 게임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나는 단적으로, 게임 시스템 불문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 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 니케, 명일 방주, 리버스1999, 트릭컬 리바이브 서로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서브 컬쳐 게임으로 분류되고 있다. (니케는 건슈팅, 명일 방주는 디펜스, 리버스 1999는 턴제 게임이다.) 덤으로 그 분위기도 제각각이다. (리버스 1999는 아방가르드, 트릭컬 리바이브는......) 인게임 게임성도, 작품의 분위기도 서로 판이함에도 불구하고, 아니메풍의 캐릭터들이 메인으로 등장만 한다면, 해당 게임은 서브 컬쳐로 분류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든 서로 다른 게임성을 가지고 있지만, 캐릭터가 아니메 풍이라면일단 서브컬쳐 게임으로 분류된다

 

 

서브 컬쳐요소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

 

서브 컬쳐 게임에서 서브 컬쳐는 캐릭터를 담당한다. 캐릭터들의 목소리,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서사가 게임에서 서브 컬쳐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주 무대이다. 니케의 미라클 스노우 이벤트가 좋은 예시이다. 감동적인 스토리에 성우의 열연이 더해지니 해당 이벤트는 호평 일색이었다. 과연 서브 컬쳐 요소가 없더라도 이런 호평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다. 니케의 건슈팅 액션만으로는 이정도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불가능하고 서브 컬쳐 캐릭터들의 스토리와 서사가 있어야만 가능했을 것이다.

 

이렇듯, 서브 컬쳐 게임에서 서브 컬쳐는 게임성에 영향은 적을지언정 작품성에는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이야기가 좋은 연기를 만나면, 플랫폼이 어디든 작품이 된다 -길용찬 기자-

 

 

그렇다면, 굳이 서브 컬쳐 캐릭터가 아니라면 어땠을까? 비슷한 정도의 임팩트를 낼 수 있었을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카툰풍의 그림체 보다는 일본 감성의 아니메 캐릭터풍의 그림에 더 친숙한 편에 속한다. 다른 화풍의 캐릭터보다는 일본풍의 서브 컬쳐 캐릭터에 더 쉽게 감정을 이입하고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었으리라 추측해본다.

 

왜 잘나가지?

 

게임성도 제각각인데 아트 컨셉이 서브 컬쳐인 것 만으로 잘 나갈 수 있다?

블루 아카이브, 니케, 명일 방주, 리버스1999, 트릭컬 리바이브는 같은 서브 컬쳐라는 컨셉은 공유하지만, 각각의 게임성은 전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의문이 들었던 건, 게임의 장르가 판이함에도 불구하고, 아트 컨셉이 서브 컬쳐라는 이유만으로 게임이 잘 나갈 수 있나? 였다. 

 

이와 관련해서, 친구에게 의견을 나눈 결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친구 曰, “서브 컬쳐 게임 중, 게임이 재밌어서 하는 사람은 많이 없을 걸.” 게임인데 게임이 재미없음에도 유행한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서브 컬쳐 게임은 게임이 재미없음에도 뜰 수 있는 게임이란 말인가?

 

2023 도쿄게임쇼에 극찬을 받았던 블루아카의 평가도 이러했다

 

 

사실 미리 답은 나와 있었다. 내가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것(RPG)과 아니매 풍 캐릭터들이 주컨셉으로 되어있는 게임(서브컬쳐)을 좋아하는 것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 하나는 장르고 하나는 아트 컨셉이기 때문이다. 게임과는 별개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그 게임에 있다면, 그 게임을 계속하는 이유로서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게임이 재미있지 않더라도 ‘매력적인 서브 컬쳐 캐릭터’라는 이유만으로 서브 컬쳐 게임이 잘 나가기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해당 캐릭터들이 풀어나가는 스토리나 설정, 혹은 캐릭터 외모 그 자체로 파고들 여지가 있다면, 골수 유저가 되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결론

 

서브 컬쳐가 RPG, RTS, AOS 처럼 게임의 시스템을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앞서 보여줬듯, 아트 컨셉이 서브 컬쳐일 뿐 인게임은 서로 다른 장르이다. 그렇기에 나올 수 있는, 서브컬쳐 게임의 가장 큰 특성으로는, 게임이 게임으로서 매력적이 않더라도 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게임을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닌, 캐릭터에 더 큰 비중을 두고 들어온 유저들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공략이 잘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블루아카이브 처럼 캐릭터나 시나리오 관련 2차 창작이 활발하게 일어나면, 입소문을 많이 타, 모르는 사람도 ‘그게 뭐지?’ 하면서 흥미를 느낄 수 있고, N주년 이벤트와 같이 큰 이벤트로 인해 유입 장벽이 낮아지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니케와 명일 방주처럼 게임성이 명확한 경우에는, 캐릭터를 보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건슈팅이나 디펜스류 게임이 취향에 잘 맞는다면 같이 시너지가 일어나 흥할 수 있으리라. 이렇듯, 캐릭터로만 흥할수도, 캐릭터와 게임성의 조화로도 흥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왜 서브 컬쳐 게임이 흥하는가?’에서 시작된 의문은 나름의 결론을 맺으며 끝이 났다. 게임의 재미는 당연히 게임성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반면, 이번 고찰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캐릭터 가지고있는 작품성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깨달았다. 앞으로 ’재미있는 게임’에 대해서 생각할 때 전보다는 더 캐릭터 관점에서도 게임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